• 2023. 2. 5.

    by. 새우깽

    넷플릭스 화제작 <가재가 노래하는 곳> 줄거리 

    미국에서 제작한 로맨스 미스터리물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2022년에 개봉하였고 현재는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하다.  2월 첫째 주, 한국에서 가장 높은 시청 시간을 자랑하며 당당하여 넷플릭스 화제작 1위로 올랐다. 영화 평점 플랫폼 로튼토마토에서도 관객지수 96%를 차지했다. 언뜻 서정적인 풍광과 주인공인 젊은 여성 카야의 나긋나긋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이 드라마는 시청각적으로 보여주는 분위기와는 달리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관객에게 긴장감을 주는 스릴러물을 기대한다면 다소 비추천하는 영화가 될 수 있겠으나, 이 영화가 함축하고 있는 시적이고 함축적인 대사 그리고 아름다운 습지의 풍경, 그리고 홀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습지의 생물처럼 꿋꿋이 살아 나가는 주인공의 생명력은 이 영화를 지켜보는 묘미라고 할 수 있겠다. 스릴러와 로맨틱이 혼합된 장르라고 할 수 있겠다. 

     

    1969년 미국 캐롤라이나의 작은 마을에서 낡은 소방로 망루 아래에서 마을의 인기 청년 체이스 앤드류스가 추락하여 사망한 채 발견된다. 마을 사람부터 그가 평소 습지에 사는 소녀 카야와 염문이 있었다는 소식을 들은 경찰은 그녀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체포한다.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폭력으로 어머니 그리고 남은 형제, 자매들까지 모두 집을 나간 후, 혼자서 외딴 습지에 지어진 낡은 오두막에서 살아온 카야는 자신에게 다가온 이 사건이 그저 두렵기만 하다. 오랫동안 습지에서 홀로 학교도 다니지 않고 자라온 습지 소녀 '카야'를 기피하던 마을 사람들은 정확한 심증도 없이 모두 그녀를 범인이라고 단정하고 뒤에서 수군거리지만, 같은 마을에 사는 노년의 국선 변호사 톰 밀턴은 그녀의 편에 서서 그녀를 대신해 여론에 반론한다. 과연 카야는 범인일까? 아니면 마을 사람들이 만든 괴소문으로 궁지에 몰린 또 다른 피해자일까

     

    원작 소설은?

    동명의 원작소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2018년 미국에서 출간됐다. 특이한 점은 영화 그리고 소설에 등장한 소녀 카야는 습지 생태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이 소설의 원작자 델리아 오언스도 평생 야생동물을 연구해 온 생태학자라고 한다. 사실 이 소설은 미국 내에서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는데 일흔이 넘는 나이에 작가가 처음으로 써낸 이 소설이 미국 출판계에 거대한 파장을 가져오리라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이 소설은 미국 현지에서만 1,500만 부가 팔렸고 무려 40주 연속 아마존 주간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이 소설의 스토리에 매혹한 인기 배우 리즈 위더스푼은 이 소설이 영화화될 수 있도록 투자하여 제작자로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작가는 <가재가 노래하는 곳>이 인간의 외로움과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녀는 카야라는 주인공을 통해 고립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작품은 카야라는 버림받은 소녀의 성장소설이자, 아무도 돌봐줄 이 없는 소녀에게 찾아온 사랑 이야기이자 또 마을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소설이기도 하다.  1960년 말을 그리고 있는 소설인 만큼 그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혼자 사는 가난한 여성으로서 조롱의 대상이 되거나 차별받는 카야 그리고 카야를 유일하게 돌봐주는 흑인 부부에 대한 차별 또한 그려내고 있다. 

     

    제목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소설 원작자 델리아의 어머니가 그녀가 어릴 적 자주 하던 말이었다고 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델리아가 자연의 경이로움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가재가 노래하는 곳까지 최대한 멀리 가라'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어머니가 말한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고유한 생물의 야생성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태초의 자연이었다고 전한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결말은

    습지에서 홍합을 따서 생계를 유지해 오던 까막눈 소녀 카야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유일하게 말 친구가 되어준 마을 소년 테이트. 카야와 테이트는 10대 후반으로 성숙해지며 서로에게서 사랑을 확인한다. 하지만 곧 대학에 합격한 테이트는 곧 카야에게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기고 마을을 떠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테이트는 나타나지 않는다. 카야는 그런 테이트에게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꿋꿋이 생계를 이어나가는 일을 하면서도 꾸준히 습지를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고 관찰한 생물의 특징들을 글로 기록하는 작업을 이어나간다. 이어 홀로 살아가던 그녀에게 마을에서 인기가 꽤나 있는 청년 체이스가 그녀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그녀가 사는 습지의 위치를 알려 달라며 그 위치는 그와 그녀만의 비밀이 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카야는 처음에 체이스를 경계하지만 점차 그녀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체이스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다. 어느 날 저녁 모닥불을 피워놓고 마주 앉은 체이스는 카야에게 결혼하고 싶다고 고백하고 카야는 기뻐한다. 그리고 테이트는 카야와 헤어진 지 5년이 지난 후, 이제 근처 마을에서 연구원으로 취직했다며 자신의 불찰을 용서해 달라고 찾아오고 카야는 테이트에게 분노를 표시하며 이제는 더 이상 그녀와 함께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카야는 어느 날, 우연히 마을에서 체이스와 약혼 사이라고 하는 여성을 마주하게 되고 그녀는 분노에 차 다시 오두막으로 돌아온다. 체이스는 모든 것을 해명하겠다고 카야의 오두막을 찾아가지만 체이스를 완강히 거부하는 그녀를 때리고 강제로 범하려고 한다.  간신히 체이스로부터 도망쳤지만 자신의 오두막을 알고 있는 체이스 때문에 두려움에 떨며, 어릴 적 아버지의 폭력으로부터 피신할 때  숨었던 습지의 비밀 공간인 '가재가 노래하는 곳'에 몸을 숨긴다. 하지만 체이스는 밤낮 할 것 없이 그녀를 찾아다니고 또 그녀가 살던 오두막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상황은 다시 바뀌어 체이스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재판장으로 바뀐다. 체이스는 카야가 주었던 조개 목걸이를 항상 끼고 다녔는데 정작 그의 시신에게 조개 목걸이가 사라졌다는 점을 들어 자꾸 그녀를 범인으로 몰아가지만 변호사 톰 밀턴 덕분에 가까스로 무죄 판정을 받고 다시 자신의 오두막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법정에서도 꾸준히 그녀의 편에 서 주었던 옛 연인 테이트와 함께 조우하고 자신의 진정한 사랑을 확인하며 함께 평생을 하기로 한다. 그리고 행복한 시간이 흘러 둘은 노인이 되고 카야는 나이가 들어 먼저 테이트의 곁을 떠난다. 평생의 자신의 반려자 카야를 그리워하던 테이트는 카야를 추억하며 카야가 평소 그려놓았던 생물 기록지를 들춰보게 되고 그곳에서  아래의 메모와 함께 체이스가 끼고 있던 소개 목걸이를 발견한다. 즉, 아무런 사회적인 안전망이 없던 카야는 습지의 생물처럼 살아남기 위해 체이스를 죽였던 것이다. 

     

    습지는 죽음을 통달하고 있다. 비극이라 규정짓지도 않는다. 죄는 더더욱 아니다. 모든 생물들이 살아남기 위해 그러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가끔 먹잇감이 살아남으려면 포식자는 죽어야 한다.